개인 AI 에이전트가 웹에서 항공권을 예약하고 가격을 협상하는 일이 늘면서, 웹사이트들은 에이전트를 허용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을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에이전트가 더 많이 쓰이면 인터넷이 사람보다 에이전트에 맞춰 재편돼, 사람이 직접 웹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웹사이트는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접속한다는 점과, 개인을 대신해 정당한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봇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구분 체계에는 잘 들어맞지 않아 일부 플랫폼은 에이전트를 통째로 막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피자헛과 옐프 등에서 에이전트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옐프는 AI가 식당 예약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메타의 Muse 에이전트를 차단했고, AI 스타트업 Perplexity의 에이전트도 막으려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판사는 최근 Perplexity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지만, 아마존은 항소했다. 아마존은 법원에 낸 항소장에서 AI 에이전트가 사람에게 노출된 광고와 봇에 제공된 광고를 구분하기 어렵게 해 광고 사업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부교수 이선 몰릭(Ethan Mollick)은 에이전트가 환불을 요청하거나 가격을 협상하는 일이 보편화되면 고객 서비스 부서가 에이전트 요청에 압도돼 사람이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에이전트 이용자가 늘면 플랫폼은 이들을 받아들일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에이전트 웹 트래픽의 대다수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향하는 만큼, 기업에는 에이전트의 쇼핑을 허용할 경제적 유인이 있다. 쇼피파이는 사람을 위한 페이지를 거치지 않는 전용 결제 경로를 에이전트에 제공하고 있다.

에이전트 중심으로 웹이 바뀌면 사람이 직접 상품을 둘러보고 비교하기 위한 인터페이스가 나빠질 수 있다. 사람인지 에이전트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잦아지거나, 같은 상품의 가격이 이용자별 에이전트에 다르게 표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이전트의 추천이 광고나 플랫폼 수수료의 영향을 받았는지 알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에이전트가 허위 의료비 청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더 저렴한 자동차 보험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활용이 가능한지는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하는 규칙에 달려 있다. 신용카드 정보가 웹 곳곳에서 무분별하게 공유되지 않도록 하는 보안 규칙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반면 기업이 에이전트의 접속을 차단하거나 소비자를 대신한 가격 협상을 막을 수 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크다. 이런 규칙이 에이전트가 사람을 위해 일하는 웹이 될지, 사람에게 불리한 웹이 될지를 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