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전 글과 다른 글을 읽었다면 내가 AI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AI에는 단점도 있지만, 내가 겪은 변화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예전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팀을 이끄는 리더라면 개별 기여자(IC)로 일하는 시간보다 관리에 쓰는 시간을 늘려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몇 명을 넘는 팀에서는 여전히 좋은 관리가 리더의 핵심 임무라고 생각한다. 다만 AI를 쓰면서 직접 실무에 참여하는 ‘핸즈온’의 가치도 새롭게 보게 됐다.
최근 우리 팀은 문제가 있는 기능을 출시했고, 이를 되돌리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회사에는 새 기능을 재배포 없이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는 기능 플래그 시스템이 있지만, 우리 팀에는 없었다.
AI 에이전트와 몇 시간 동안 조사하고 코딩한 끝에 간단한 기능 플래그 시스템을 만들었다. 특별한 기능은 없었지만 제대로 작동했다. 외부 제품을 쓸 수도 있었지만, 우리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맞고 팀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원했다. 팀원들은 외부 대시보드에 또 로그인하는 대신 명령줄 인수로 기능을 제어하고, 클로드가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화하기를 원했다. 팀은 내가 만든 도구를 곧바로 받아들였고, 별다른 독려 없이도 중요한 배포에 계속 사용했다.
작은 성과였지만 여러 팀의 배포 품질을 바로 높이고 전반적인 위험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틈틈이 코딩하면 빠진 개발 도구처럼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시스템을 계속 파악하고 팀의 신뢰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직접 영향을 주는 일을 하면 내 일도 조금 더 재미있어진다.
내가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기여를 지금은 할 수 있는 이유가 클로드가 코드 작성을 많이 해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의 새로운 영역을 빠르게 익히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로드에게 작동 방식을 설명해 달라고 하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할 수 있다. PostgreSQL 성능처럼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전문가는 아닌 분야도 깊이 질문하며 파고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팀원이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도 해당한다. 우리 팀은 README와 CLAUDE.md 파일을 자연스럽게 계속 개선해 왔고, 그 결과는 얼마 전 검토했던 문서 개선 프로젝트로 얻었을 결과보다 훨씬 나았다. 새로 입사했거나 특정 팀에 새로 합류한 사람은 이제 관련 코드를 찾고 맥락 속에서 이해하기가 더 쉽다. 잘 모르겠을 때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언어 같은 새 기술이나 마이크로서비스를 추가하면 시스템을 단순화하기보다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원칙은 여전히 지지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AI가 변하면서 내 입장은 상당히 유연해졌다. 개발자가 새로운 시스템과 언어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되면서, 새 기술이나 서비스를 추가하는 데 반사적으로 반대하는 일이 줄었다. 팀이 모놀리식 구조에 이의를 제기할 때 이를 고수하려는 마음도 덜하다. 마이크로서비스로 너무 일찍 옮길 때 생기는 단점은 여전히 많지만, 예전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중요한 시스템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한두 명뿐인 상황도 예전에는 큰 걱정거리였다. 여전히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더 빨리 적응하고 정보를 빠르게 모을 수 있어 전보다 덜 우려한다. AI 도구는 코드가 무엇을 하도록 설계됐는지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도 깊이 파악할 수 있으며, 계속 낡아 가는 문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한동안 AI를 전업으로 사용해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감을 쌓는 중이다. 엔지니어링 밖에서는 그 감이 더 부족하다. 내가 이야기한 많은 최고경영자와 제품 관리자는 AI를 일을 해내는 마법의 지팡이처럼 여기면서도, 우리가 만드는 제품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AI 기반 제품으로 어떤 새로운 문제 영역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은 아직 부족하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도구를 매일 사용하며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감을 키우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 결과가 어디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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