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tanner.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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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늦여름, 미드저니(Midjourney)에 빠졌지만 사용 한계와 비용에 부딪혔다. 직접 실행할 수 있는 Stable Diffusion을 찾아 설치했고, 2020년에 게임용으로 산 3090 그래픽카드가 이를 돌릴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보여줬지만 그중 GPU가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그래서 내 컴퓨터를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도록 디스코드 봇을 만들었다. 우리 서버에 집에서 쓰는 작은 미드저니가 생긴 셈이었다.

“달에서 말을 타는 우주비행사.” Stable Diffusion으로 만든 첫 이미지 중 하나다. 그해 남은 기간 동안 서버에서 한 일은 거의 이미지 생성뿐이었다. 방은 늘 더웠고 전기요금도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오픈AI에도 가입했다. 처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DALL-E였다. 디스코드에서 친구들과 실험하는 일까지 더해져, 웃긴 이미지를 만드는 데 푹 빠졌다. 그해 말 ChatGPT가 나왔을 때는 공상과학처럼 느껴졌다. 실리콘밸리에서 베르카다(Verkada)에 다니고 있었지만 AI 전문가는 아니었다. 직접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은 달랐다.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배우고, 웃긴 카피파스타를 쓰고, 업무 문제를 해결하는 데 ChatGPT를 썼다. 점차 구글 검색과 교정을 대신하게 됐다.

2025년 여름부터 클로드(Claude)를 쓰기 시작했다. Opus 4와 Claude Code는 머릿속에 불을 지폈다. 나는 오랫동안 코딩과 가까운 일을 해왔다. 간단한 웹페이지와 유틸리티 스크립트, 디스코드 봇 몇 개를 만들었지만, 풀스택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원래 나와 친구들을 위한 것을 만들기를 좋아했는데, 클로드 덕분에 훨씬 복잡한 프로젝트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코딩 에이전트와 일할 때는 문제를 설명하고 에이전트가 코드를 수정하게 한 뒤, 직접 써보며 무엇을 바꿔야 할지 알아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막혀서 포기했을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홈랩을 꾸리는 일도 다시 재미있어졌다. 전에는 퇴근 뒤 Plex 서버를 설정할 생각만 해도 진이 빠졌다. 이제는 혼자라면 시도하지 않았을 일에 도전한다. 막혔다고 해서 저녁 내내 설정 문제 하나만 붙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미리 알아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프로젝트를 더 쉽게 시작하게 됐다. 우선 작동하는 것을 만들어 한동안 써본 뒤, 얼마나 더 손을 들일지 결정할 수 있다.

에이전트에 일을 맡기는 법

이 일의 상당 부분은 사람을 관리해본 경험이 있다면 익숙하게 느껴진다. 무엇을 이루려는지, 좋은 결과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에이전트가 그럴듯하게 일을 해내면서도 정작 다른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닌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사람이 관리자가 되고 있다. 직속 부하가 없어도 직접 손으로 하지 않은 일에 책임을 지게 된다.

에이전트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다. 결과를 평가할 만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처음보다 더 큰 문제를 떠안을 수도 있다. 역할과 관계없이 호기심이 많은 엔지니어는 특히 유리해 보인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면 에이전트가 잘못된 가정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가기 전에 알아차릴 가능성이 커진다. 직접 쓰는 코드가 줄더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를 살펴봐야 하는지 아는 것은 여전히 도움이 된다.

사람들이 맡는 업무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본다. 어떤 일을 충분히 이해해 도울 수 있어도 다른 팀에 넘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그 일이 중요해질 때까지 해당 팀의 대기열에 머문다. 반복되는 문제를 잘 아는 고객 지원 담당자는 그 문제를 엔지니어링팀에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운영 담당자는 기다리던 도구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그런 일이 가능해지면 해당 직무에 대한 기대도 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아는 기술 업무에서는 훨씬 넓은 범위를 맡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전체 일자리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모르지만, 문제를 잘 파악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일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나는 벤치마크, 사용량, 고용을 지켜보고 있다.

“달에서 말을 타는 우주비행사.” 4년 뒤 OpenAI의 최신 이미지 모델에 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나만을 위한 소프트웨어

집에서는 추가로 맡을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프로젝트는 계속 관리해야 하고, 어떤 접근 권한을 줄지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첫 버전을 만드는 비용이 충분히 낮아져 예전에는 시도하지 않았을 일에도 손을 대게 된다.

수천 명에게 유용하지 않더라도 아주 특수한 작업 흐름에 맞는 도구를 만들 수 있다. 보통은 기존 소프트웨어 중 가장 가까운 것을 골라 쓴다. 큰 프로젝트로 번지지 않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면, 나는 직접 만드는 쪽을 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