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전기공학·컴퓨터과학 교수 기리자 라나데(Gireeja Ranade)는 인공지능(AI)이 수학 문제를 풀고 증명을 작성하는 시대에도 다양한 학생이 수학과 이론 분야를 공부할 기회와 안정적인 진로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교육기관과 사회가 깊이 이해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존중하고, 교사와 교육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라나데는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이 비판적 사고와 끈기를 기르고, 그 능력이 취업에도 도움이 돼 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AI가 프롬프트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노력할 이유가 있는지, 수학이나 이론 분야 박사학위가 취업으로 이어질지 고민한다고 전한다. AI가 한 사람의 수학자가 하던 일을 대신할 수 있다면 학과와 대학원 규모를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그는 수학의 가치를 뛰어난 수학자 몇 명에게만 두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고 키우려면 폭넓은 학생층이 수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수학과 과학·인문학 분야에서 다양한 배경과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라나데는 이 문제를 사회 전체가 누리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보상받기 어려운 공공재의 문제로 설명한다. 특히 신입 일자리와 박사과정은 사람을 훈련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게 하는 ‘돈을 받으며 체육관에 가는’ 기회였는데, AI가 이런 자리를 줄이면 다음 세대를 어떻게 훈련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증명·글·코드를 제출하는 현상은 더 넓은 사회적 위험의 신호라고 라나데는 지적한다. 엔지니어가 충분히 읽지 않은 코드를 반영하거나, 연구자가 이해하지 못한 결과를 발표하고, 관리자가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결정을 승인할 수 있다는 우려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빠르게 확인하는 데 그치면, 실제로 이해하고 의심하며 따져보는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형식 검증 도구인 Lean으로 증명을 확인하더라도 정리의 자연어 표현이 형식 문장에 충실한지 평가해야 하며, Lean은 배우기 어렵고 누구나 쓸 수 있게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라나데는 해법의 출발점으로 교실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지원하는 문화를 꼽는다. 학생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권위에 기대거나 위압적인 방식으로 제시된 증명을 의심하며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학생은 알고리즘의 이름과 사용법뿐 아니라 작동 원리를 뒷받침하는 증명, 가정, 한계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기초 과정의 발판을 마련하고, 더 어려운 과목을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단기적으로는 수학적 결과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일을 수학자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인정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라나데는 말한다. 교사가 AI 시대의 교육을 맡을 수 있도록 자원을 늘리고, 수준별 맞춤형 대면 개인 교습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대학 지도자에게는 과학·공학·사회과학·인문학 전반에서 채용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하고, 자선가와 연구 지원 기관에는 개방형 연구와 이론 연구, 기초에 충실한 교육을 지원하라고 촉구한다. AI 도구만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도구 활용 교육이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는 과정을 대체하거나 그 자원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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