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도구 덕분에 옛 게임을 분해해 다른 기기에서 실행되도록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작업을 바탕으로 기여 없이 포트를 서두르는 사례가 늘면서, 게임 보존을 위한 지식을 나누던 커뮤니티가 흔들리고 있다.
분해·재조립(decomp·recomp)은 게임을 구성 요소로 나눈 뒤 원래 의도되지 않은 하드웨어에서도 실행되도록 다시 만드는 역공학 작업이다. 수작업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AI 도구가 작업 속도를 높이면서 최근 몇 달 사이 포트가 크게 늘었다. AI 컨설턴트이자 취미로 게임 포트를 만드는 크리스 소트라이디스(Chris Sotraidis)는 기존 커뮤니티가 만든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분해 프로젝트를 이용해 모바일 포트를 만들었고, 몇 주 만에 12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AI 없이는 이런 속도와 규모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는 비프로그래머도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게임을 보존하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분해 프로젝트의 목적은 게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도 있다. AI가 작업을 대신하면 제작 과정과 당시의 프로그래밍 선택에 관한 지식이 남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게임을 충실하게 복원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
AI로 만든 프로젝트가 늘면서 분해 프로젝트와 자료를 추적하던 커뮤니티 웹사이트는 지난주 문을 닫았다. ‘Encounter’라는 가명을 쓰는 운영자는 AI가 사람의 검토와 안내를 받으면 분해 작업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지만, 커뮤니티 측면은 무너졌다고 밝혔다. 기존 프로젝트를 AI로 ‘완성’하거나,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분해 작업을 바탕으로 포트를 서둘러 내놓는 행위가 문제로 지목됐다. Encounter는 이런 포크가 기존 프로젝트에 의미 있는 기여를 거의 하지 않은 채 커뮤니티의 결속을 해친다고 썼다.
게임 보존 단체인 Video Game History Foundation은 고전 게임의 90% 이상이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였다고 추정한다. AI는 레트로 게임 분해 작업에 관심을 불러오고 참여 문턱을 낮추지만, 속도와 세부 검토 부족은 게임을 보존하는 동시에 제작 방식을 이해하려는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 보존을 중시하는 쪽은 저품질 AI 결과물이 늘어나는 데 실망하고, AI 활용에 기대를 거는 쪽은 도구가 발전하고 사용법이 나아지면 결과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소트라이디스도 현재의 비판은 타당하지만 더 나은 도구만으로 공로를 제대로 인정하거나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AI 활용은 취미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에픽게임즈는 AI로 코딩한 PC 게임 스토어 버전을 내놓았고, 디즈니와의 협업에서도 ‘AI 가속 개발’로 전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CEO 아샤 샤르마(Asha Sharma)는 게임 분해와 에뮬레이션을 살펴볼 내부 조직 Xbox Labs를 만들었다. 현재 이 조직이 예고한 것은 실험적인 대시보드뿐이다.
옛 게임을 둘러싼 사업도 커지고 있다. 올해 주요 출시작 가운데 《헤일로: 전쟁의 서막》과 《시간의 오카리나》 리메이크가 있고, 《레지던트 이블》도 여러 리메이크의 성공으로 되살아났다. 앞으로 관객이 고품질 리메이크를 선호할지, 어디서든 실행할 수 있는 AI 기반 포트를 원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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