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는 인공지능 경고가 오래된 종말론적 공포를 되살리고 있다. 북유럽 신화의 신과 괴물이 맞붙는 세계의 종말 라그나로크부터 예수의 재림을 기다린 중세 천년왕국 운동, 미국 근본주의의 아마겟돈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두려움과 희망이 뒤섞인 마음으로 대재앙을 기다려 왔다. 종말은 오지 않았다. 인류는 온갖 오류와 어리석음을 안고 계속 살아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종말은 다르게 보인다.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이 당장 위태로운 것은 아닐지라도, 인간은 곧 지성을 지닌 존재 가운데 가장 우월한 자리를 내줄 수 있다. 인류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할 능력을 갖춘 의식 있는 기계와 공존하게 될 것이다. 올여름 인공지능 모델들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인간을 좌절시킨 수학 문제를 풀며 인간 누구보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보였다. 연구자를 돕는 데서 역사적인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단계로 옮겨가면서, 이 모델들은 훨씬 빠르고 똑똑할 뿐 아니라 더 창의적이고 능숙해지고 있다.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능력도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1일자 New Statesman에 실렸다: Sunshine and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