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metedata.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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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수학 등 과학 분야에서 연구자가 이해하고 소화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답과 발견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지식이 과학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이해하지 못한 채 활용하게 되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 《길가의 소풍》에 등장하는 외계 유물처럼 다뤄질 수 있다는 비유다.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와 보리스 스트루가츠키의 소설에서는 외계인이 지구의 특정 지역을 방문한 뒤, 그곳에 인간이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물건들을 남긴다. 사람들은 그 유물을 찾아내 되팔거나 실생활에 쓰지만,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소설 속 한 인물은 이를 외계인들이 길가에 들러 소풍을 하고 떠난 뒤 남긴 쓰레기에 빗댄다.

이 비유는 특히 수학에서 나타나는 AI의 과학 연구 영향을 살펴보는 관점이 될 수 있다. AI 연구소들은 밀레니엄 문제를 풀고, 한꺼번에 많은 발견을 내놓고 있다. 결과가 쏟아지는 규모가 커 연구자들이 그 내용을 살펴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 자료까지 제공될 정도다. 그러나 지식이 도착하는 속도와 방식이 해당 분야가 이를 검토하고 받아들이는 역량과 관행을 앞서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관련 보도는 더버지와 BBC가 다뤘다.

이 글은 AI가 유용한 발견을 언제 내놓을지 묻던 시점에서, 이제는 답이 이해보다 먼저 도착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고 본다. 글에서 인용한 사킵 라흐만(Sakeeb Rahman)의 표현은 “증명은 저렴해지고 이해가 병목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발견이 쏟아지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막스 플랑크를 둘러싼 사례도 물리학 월드가 다룬 바 있다.

핵심 질문은 과학적 답을 찾아내는 속도가 인간이 그 의미를 이해하는 속도와 얼마나 벌어질 수 있느냐다. 뉴욕대 수학 교수 트리스탄 벅마스터(Tristan Buckmaster)는 최근 AI가 내놓은 과학 논문을 논하며 연구 프로그램 전체가 하룻밤 사이에 무너졌다고 말했다고 글은 전한다. 이 주제는 관련 논의에서도 제기됐다.

글쓴이는 과학사학자나 철학자가 아니므로 구체적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긋는다. 다만 AI가 연구자의 이해 능력을 크게 앞지른다면, 과학적 가치보다 그에 따른 부수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AI 개발 가속에 반대하는 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AI 개발은 외계인의 방문과 달리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최첨단 AI 개발에서 공동 대응이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라고 덧붙인다.

따라서 AI 연구소가 과학계와 어떻게 협력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글의 주장이다. 연구자들이 답의 도착 속도에 맞춰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AI가 과학자를 대체해 역사적인 발견을 앞질러 내놓기보다 연구를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