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nishanth.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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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앱 하나를 한 번에 만들기도 하지만, 1,000단어짜리 글을 부탁하면 앞뒤가 맞지 않거나 흐름이 끊기는 문장을 내놓곤 한다. 나는 글의 개요와 핵심 생각을 주고, 전달하려는 내용을 함께 논의한 뒤 Claude에 글을 써 달라고 했다. 결과물을 읽고는 불편함을 느꼈다. 다룬 주제마다 똑같은 비중으로 문단을 만들었고, 글에는 개성이 없었다. 결국 이 글은 혼자 쓰고 있다.

지능이나 맥락만의 문제일까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은 지능과 깊은 이해의 표시라고들 한다. 처음에는 AI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글도 잘 쓰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똑똑해지면 글도 잘 쓸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나는 Claude를 복잡한 소프트웨어의 계획과 검토, 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고, 시의 일부를 쓰게 하기도 했다. 전체 원고를 “이해”시켜 논리적 오류를 찾게 했고, AI 에이전트들이 아직 풀리지 않은 수학 문제를 해결하도록 협력했다는 사례도 있다. 여러 면에서 AI는 나보다 똑똑하다. 연구 논문을 설명해 달라고 했을 때는 Claude와 대화하며 논문의 세부 내용을 더 쉽게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해당 분야의 최정상급 교수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내게 말했다.

몇 달 전만 해도 이런 경험은 달랐다. Claude가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답하게 하려면 “PG처럼 써”라거나 “Google 개발자 가이드라인을 따라” 같은 지시를 덧붙이고, 질문을 여러 번 다시 구성해야 했다. 이제는 원하는 바를 정확히 말하면 LLM이 꽤 잘 응답한다. 하지만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일은 다른 기술이다. 글은 관점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관점을 발전시키는 것도 지능의 일부일까?

여기서 예술 작품을 부탁하는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옮기는 파인먼식의 명료함을 바랄 뿐이다.

내 생각을 AI가 전달해야 하니, 어쩌면 내가 생각을 충분히 분명하게 나누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글을 읽을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에 초점을 둘지, 어떤 사례와 관련 개념이 영감을 줬는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려주면 나아질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신 전달해야 한다면 나 역시 요점을 놓칠 수 있다. 그 생각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려면 깊이 대화하고 내 생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과정을 더 다듬었다. 독자를 상상하게 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질문을 던진 뒤 답하는 방법, 유머를 더하는 법을 알려줬다. 가장 중요한 대목을 찾고, 각 문단을 확인하는 에이전트들을 만들어 그 결과를 중심 생각에 반영하게 했다.

특히 잘 통했던 방법 하나는 AI가 독자와 대화하면서 함께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설명한 글을 에세이로 바꾸게 하자 글은 더 간결하고 읽기 쉬워졌다. 그래도 개성은 부족했다.

개성이 부족하다는 말은 셰익스피어의 영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파인먼의 독특한 표현과 단어 선택이 그의 글을 즐겁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사람에게 맞춰 전달하기

코드는 컴퓨터가 처리하도록 쓰고, 글은 사람이 읽도록 쓴다. 사람의 주의력은 한정돼 있고, 한 번에 머릿속에 네 가지가 넘는 내용을 담기 어렵다.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쉬우면 지루해지고,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농담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 다른 일을 이해하는 데는 꽤 능숙한 AI에게 에세이로 생각을 전달하는 법을 왜 그렇게 많이 가르쳐야 했을까? 그 많은 작업을 거친 뒤에도 글이 여전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 깊은 이해가 좋은 글쓰기로 이어지는 것은 이해하는 주체가 인간일 때뿐이다. 인간은 문제를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덩어리로 나눠 이해하고, 다시 그 덩어리들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때문에 내용이 와닿는다. LLM을 의인화해 말하자면, AI는 문제를 처리할 때 그것을 인간이 이해하기 좋은 단위로 바꿀 필요가 없다. AI 방식으로 이해한 뒤 인간이 알아들을 방식으로 다시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내용이 읽히도록 만들려면 먼저 인간에게 익숙한 단위로 나누라고 별도로 가르쳐야 했다.

침팬지가 바나나 취향에 관한 내용을 다른 침팬지에게 설명해 달라고 사람에게 부탁했는데,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리가 바나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AI에게 우리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도록 가르친 뒤에도, AI 특유의 억양이 묻어나는 인간의 말처럼 들린다. 그래서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ASI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이런 능력 부족을 AI의 지능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별개의 기술이며, AI 특유의 억양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을 막는 방벽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언젠가 AI가 인간 원어민의 결점까지 갖춘 말투를 익히기 전까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