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R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은 일자리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는 지역 정부와 달리, 물과 전력 소비, 자연환경 훼손,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배제를 우려한다. 데이터센터 논쟁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라곤에 여러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시설은 미식축구장 600개에 맞먹는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자산운용사 Blackstone도 건설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공식 문서에 따르면 아라곤에는 모두 27개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며, 전체 부지는 약 7제곱마일에 이른다.
지역 정부는 데이터센터가 일자리를 만들고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경제 변화에 대비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 담당 고문 에바 바예(Eva Valle)는 데이터센터 주변에서 어떤 활동과 일자리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경제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세금 감면과 신속한 인허가를 제공받았다. 특별 지위가 부여된 사업은 토지 수용이 가능하고, 시장의 거부권이 제한되며, 주민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23영업일로 한정된다. 최근 AWS 사업의 경우 반대 의견 접수 기간이 크리스마스 무렵에 열렸다. 반대자들은 주민의 관심이 줄어드는 시기에 사업을 밀어붙이려 한 것이라고 보지만, 지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주민 실비아 바셀가(Silvia Baselga)는 집 정원 담장 건너편에 측량 표식이 세워진 뒤에야 인근 데이터센터 계획을 알게 됐다. 공개된 계획을 확인한 뒤에는 시설 외곽이 집에서 300피트 이내에 들어서고, 단지 규모가 마을보다 클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바셀가는 데이터센터의 소음과 24시간 보안 조명이 마을의 생활과 밤하늘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할 전력은 현재 아라곤 전체의 수요를 몇 배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냉각에는 물도 많이 필요하지만, 이 지역은 스페인에서도 가뭄이 잦은 곳이다. 농부 훌리오 엔페다케(Julio Enfedaque)는 올해 넉 달 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정부가 관개용수를 3분의 2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농업용수를 가져가지 않더라도 농사를 계속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AWS는 기온이 화씨 86도에 도달한 뒤에만 데이터센터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누수 수도관 보수와 농업용수 효율 개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공공정책 책임자 다비드 블라스케스(David Blázquez)는 회사가 사업장별 물 사용량을 공개하지 않는 정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자료에 따르면 AWS의 기존 데이터센터 세 곳은 계획된 시설보다 훨씬 작은 규모인데도 물 6,800만 리터를 사용했다. 이는 회사가 지역 정부에 처음 알린 예상치보다 48% 많은 양이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전력의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와 생물학자들은 풍력 발전 시설 확대가 조류 서식지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다. 아라곤은 독수리류와 맹금류의 서식지이자 철새의 주요 경유지다. 조류학자 호세 안토니오 핀졸라스(José Antonio Pinzolas)는 풍력 터빈과 충돌해 새들이 죽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환경기관도 이 일대 풍력발전소가 멸종위기 붉은솔개와 보호 대상 맹금류에 높은 충돌 위험을 준다고 경고했다. 자연보호 담당관 후안 바예스테로스(Juan Ballesteros)는 터빈에 부딪혀 죽은 새의 사체를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AWS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서식지에 미치는 우려를 공유하며 환경 법규를 준수하는 에너지 기업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핀졸라스는 최근 늘어난 조류 사망 사례가 현재의 보호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풍력 터빈이 조류에 미치는 영향도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들은 AWS의 아라곤 확장 계획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기금을 모았다. 소송은 지역 정부의 신속한 사업 승인 절차에 이의를 제기한다. 소송에 참여한 Ecologistas En Accion의 활동가 루이스 가르시아(Luis García)는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이익이 환경에 끼치는 큰 피해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라고사에서는 숲 가장자리에 들어설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주민 시위도 열렸다. 주민들은 시설의 열과 소음이 여름철에 사람들이 찾는 숲의 평온함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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