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안에서 8월 초 몇 시간 간격으로 고장 난 해저 케이블 Indigo West와 Indigo Central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lcatel Submarine Networks(ASN)는 기존 분산형 음향 감지 기술(DAS)을 개선해 대양을 횡단하는 케이블의 전 구간에서 위협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곧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해저 케이블 사고는 연간 150~200건 발생하며, 어업 활동과 선박의 닻 내림이 서비스 중단의 주요 원인이다. 케이블 감지 기술은 원인 파악에 몇 주가 걸리던 상황을 실시간 진단으로 바꾸고, 케이블이 끊기기 전에 당국이 경보를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케이블 사고와 원인을 보여 주는 신뢰할 만하고 표준화된 자료가 부족한 문제도 보완할 가능성이 있다.

두 케이블은 퍼스에 상륙한다. 이곳에는 2007년부터 지정된 해저 케이블 보호 구역에서 선박의 닻 내림이 금지돼 있다. 케이블 운영사 Subco는 고장 무렵 주변 선박의 움직임을 “수상하다”고 지적했지만, 수리와 복구 절차가 더 진행되기 전까지는 고장 원인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되는 DAS는 케이블 양 끝에서 각각 약 200킬로미터 구간의 고장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Indigo West와 Indigo Central처럼 긴 해저 케이블에서는 양 끝 구간을 벗어난 대양 한가운데의 케이블이 아직 잠재적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다. 대양 횡단 케이블은 흔히 6,000~20,000킬로미터 길이이므로 현행 DAS만으로는 케이블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을 감지하기 어렵다.

프랑스 레줄리스에 본사를 둔 ASN은 DAS의 감지 범위를 대양 횡단 광섬유 케이블 전체로 넓히는 개선판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DAS는 케이블 상륙 지점 양쪽에 설치한 장치가 광섬유에 레이저를 보내고, 유리 제조 과정에서 생긴 미세한 결함 때문에 되돌아오는 희미한 반사를 읽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레이저 빛의 일부는 이 결함에서 반사된다. 레일리 후방 산란(Rayleigh backscattering)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에서는 케이블의 각 지점이 작은 거울처럼 작용한다. 빛 대부분은 지나가고 일부만 레이저 쪽으로 되돌아온다.

ASN의 광섬유 감지 연구개발 매니저 얀 크리스토퍼 브레네(Jan Kristoffer Brenne)는 시스템이 광학 간섭계처럼 작동해 케이블을 따라 각 지점에서 돌아오는 빛의 위상 변화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닻이나 트롤 어구가 해저를 끌고 지나가면 진동이 해저면을 타고 전달돼 광섬유가 미세하게 늘어난다. 그러면 광섬유 안 신호의 위상이 조금 변한다. 닻이나 어구가 실제로 케이블을 치거나 끌고 지나갈 때 생기는 더 큰 위상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해안에 설치한 DAS 장치는 이런 위상 변화를 감지해 닻이나 트롤 어구가 케이블에 도달하기 최대 15분 전, 최대 2킬로미터 거리에서 경고를 보낼 수 있다.

케이블 전체를 감지하는 새 DAS에는 상륙 지점에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케이블 양 끝에 장치 하나씩을 두는 대신, ASN의 개선 시스템은 상륙 지점에서 여러 감지 장치를 동시에 작동시키며 각 장치는 서로 다른 파장에 맞춰진다. 파장 분할 다중화(WDM)는 4G·5G 통신에도 쓰이는 전송량 확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미 케이블의 중계기마다 사용되고 있으며, 개선된 DAS는 주요 신호뿐 아니라 레일리 후방 산란으로 돌아오는 반사 신호에도 같은 다중화 방식을 적용한다.

브레네에 따르면 기존 케이블에 DAS를 설치하는 작업은 보통 상륙 지점에서 몇 시간 걸리며, 케이블을 중단할 필요도 없다. 개선된 DAS 하드웨어를 설치할 때는 한 번에 광섬유 하나씩만 가동을 멈추면 된다. 중계기에 새 장비를 넣는 대신, 장거리 케이블의 위협 감시를 지원하도록 중계기 내부 기능을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신호 약화와 고장 대응이 과제다

대양 횡단 케이블 전체를 감지하는 개선된 DAS 개발의 주요 난관은 신호 세기다. 광섬유의 미세한 결함에서 돌아오는 반향은 케이블이 전송하는 주요 신호보다 수백만 배 약하다. 반향을 증폭하는 중계기는 잡음도 더하며, 중계기가 여러 개 이어지면 잡음이 원래 반향을 덮을 수 있다.

그럼에도 케이블 전체에 DAS 감지 기능을 적용할 이유가 있다고 ASN은 본다. 대양 횡단 케이블을 수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통신 규제기관 ANACOM의 산드라 막시미아누(Sandra Maximiano) 위원장은 해저 케이블 수리에 전념하는 선박이 전 세계에 20~25척뿐이라며 수리선 부족을 지적했다. 브레네는 케이블 한 곳을 수리하는 비용이 DAS 장치 한 대의 약 20배라고 말했다.

개선된 DAS는 경고의 시점과 정확도를 높여 케이블 손상 책임을 가리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ITU 보고서는 DAS와 선박 추적 자료를 결합하면 케이블 인근의 선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외해에서 추정한 해저 활동을 특정 선박과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4년 3월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케이블 네 개가 끊겼을 때, 나이지리아 통신부 장관 보순 티자니(Bosun Tijani)는 대중에게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운영사들은 해저 산사태나 지진을 의심했지만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티자니는 당시 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자신도 답하기 어려웠다며, DAS 같은 기술로 케이블 상태를 감시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문제를 예측해 정부에 조기 경보를 주는 지역 단위 중복성 센터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