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제품 책임자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은 공장에서 사람 형태의 로봇을 쓰기보다 각 작업에 맞춘 로봇을 개발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GM의 새 기술 전략과 자율주행차, 차량 데이터 보호에 관한 구상도 설명했다.

GM은 최근 인공지능(AI), 배터리 기술, 차량용 컴퓨터, 자율주행을 아우르는 새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회사는 차량 개발 과정에 가상 시험과 중앙집중형 컴퓨팅을 도입해, 통상 4~5년 걸리는 개발 기간을 2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앤더슨은 가상 환경에서 수천 건의 시험을 빠르게 수행하면 개발 속도뿐 아니라 안전성 검토 범위와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에 중요한 기능은 지연이나 연결 끊김에 대비해 차량 안에서 실행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온스타 AI처럼 안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능은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다. GM은 향후 일부 기능을 차량 내 모델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앤더슨은 이를 안전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과 지연 시간의 문제로 설명했다.

GM은 공통 전기·전자 구조와 중앙 컴퓨팅을 차량 전반에 적용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단순화하려 한다. 앤더슨은 차량별 하드웨어 구성이 제각각이면 소프트웨어팀의 개발 속도가 떨어진다며, 공통 기반 위에서 각 브랜드의 디자인과 기능, 조작 방식을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차세대 트럭 플랫폼인 T1-2도 브랜드 간 공유 대상이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앤더슨은 개인 소유 차량의 자율주행과 로보택시가 같은 목표에 이르더라도 서로 다른 경로를 밟는다고 말했다. GM은 특정 지역과 속도에 제한을 두는 방식보다 도로 유형을 기준으로 운행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운전자가 인계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차량은 출구를 빠져나와 안전한 곳에 정차하고 더 이상 주행하지 않도록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이 중요한 주행 상황에서 갑자기 운전자에게 제어를 넘기지는 않으며, 정차한 뒤 이상 상황이 생긴 경우에는 운전자가 다시 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량 기능이 달력이나 이메일 같은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는 문제에 대해 앤더슨은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하고, 개인 데이터는 암호화된 상태로 사용자 통제 아래 둔다고 말했다. 이용자는 권한을 철회하거나 데이터를 삭제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회사의 데이터 처리 결정이 신뢰에 부담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시스템 설계상 내부 직원도 개인 원자료에 접근할 수 없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공장 자동화에 대해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 적합한 형태라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봤다. 사람의 몸은 공장 작업보다 사바나에서 포식자를 피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앤더슨은 GM이 작업별로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Fanuc 같은 중장비 공급업체와도 협력한다고 밝혔다.

비용을 낮출 방안으로는 고니켈 배터리와 비슷한 주행거리를 LFP에 가까운 비용으로 제공한다는 리튬·망간 기반 배터리 화학과, 전기 구조 공통화에 따른 배선 길이 및 차량 무게 감소를 들었다. 가상 개발로 시제품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앤더슨이 설명한 GM의 계획과 기대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