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jackwsm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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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영상에 쓸 장면을 찾고 자르고 편집한 뒤 대본을 쓰고 목소리를 녹음했다. 영상을 렌더링한 다음 빠뜨린 부분을 발견하면 고쳐서 다시 렌더링하는 일도 반복했다.

솔직히 영상 편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대본을 쓰고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는 일이 즐거웠다. 당시 친구 중에는 반대로 화면을 다루는 일을 좋아하고 대본 쓰기는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AI) 모델에 영상 편집을 맡길 수 있다. 적어도 저작권 문제를 피하려고 관련 장면을 골라 5~8초 길이로 자르고 이어 붙이는 번거로운 작업은 넘길 수 있다.

AI가 사람을 다재다능한 만능인으로 만들어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영상 편집자이자 대본 작가, 조사 담당자가 되고, 소셜미디어 관리자와 마케터 역할까지 혼자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지금 같은 형태로 나오기 전에도 나는 이미 그 일을 혼자 하고 있었다. 이미 만능인이었던 셈이다.

AI의 능력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도구들이 적어도 생산성 향상에 유용하다는 사실은 받아들였다. AI는 다양한 일을 잘해 원치 않는 잡무를 상당 부분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AI가 일을 대신한다고 해서 사람이 만능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나 연출을 맡는 쪽에 가까워진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전문화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전문화가 약속하는 것

유튜브 영상 제작에서 AI가 내게 해줬을 일은 실제로는 나를 더 전문화했을 것이다. 영상 편집이나 음향 기술을 배우는 대신 대본에 온전히 집중하고 더 다듬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폭넓은 기술을 익힌 덕분에 처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AI가 있는 지금은 그 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모르겠다.

실제 업무에서도 전문화로 기우는 변화를 느낀다. 문서를 쓸 때는 사용하는 웹 프레임워크의 출력 결과를 조정하는 법을 익히려고 몇 시간을 따로 쓰지 않는다. AI가 그 일을 하니 문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블로그 글을 쓸 때도 자료와 도표, 통계를 찾느라 구글을 뒤지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AI로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뒤 출처가 믿을 만한지 확인하고, 그 내용을 내 글에 활용한다.

이렇게 해서 글쓰기라는 내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AI 덕분에 생산성도 분명 높아졌다. 하지만 그건 AI가 진정한 만능인이라면 직접 했을 여러 일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계속 자신만의 작업 기술을 갖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나 역시 글쓰기까지 AI에 맡기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쉽겠지만, 아직은 AI가 글을 쓸 때 사람의 지도가 필요하다.

한동안 마음에 걸려 있던 질문은 이것이다.

AI가 이미 할 수 있는 일을 두고 우리는 무엇을 하기로 선택할까?

생산성, 성장, 그리고 P(doom)

AI 업계 사람들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을 뜻하는 P(doom)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지금 가장 큰 위험은 모든 일을 AI에 맡기기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책을 읽으며 자랐고 LLM이 나오기 전에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지금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경험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를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더 잘 해내는 도구가 있다. 그러면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동료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LLM을 전면적으로 활용하고 속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얼마나 배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 문제에 관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직접 해보는 편이 두뇌에는 더 나을 수 있지만 생산성에는 불리할 것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일을 AI에 맡기는 건 좋지 않은 생각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본래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둔다

AI가 다른 곳의 빈틈을 메우게 하더라도, 모든 분야의 빈틈을 AI가 채우게 두지는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절약한 시간과 노력을 의미 있는 일에 써야 한다.

현재 AI는 수학과 코딩에 특히 뛰어난 ‘뾰족한’ 지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LLM이 지금 보이는 이런 특성에 맞춰 우리가 각자의 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AI가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극대화하도록 이끌 수 있다는 점은 이상하면서도 긍정적이다. 한 가지 일에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의 범위를 벗어나면 인간은 본래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는 존재다. 우리는 주제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관심사를 키운다. 이런 경험은 과학적 돌파구나 독창적인 예술 작품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이를 포기하면 장기적으로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

AI가 일을 대신하게 하는 대신 사람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도록 활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AI가 그만큼 잘 가르치게 된다면, 사람은 일종의 만능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내 생각은 계속 바뀌고 있다. AI는 내가 시간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 많이 생각하게 했다. 글쓰기와 마케팅에서는 계속 실력을 키우고 싶다. 일 밖의 시간은 좀 더 판단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