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켈리(Kevin Kelly)는 AI가 대형 기술기업의 중앙집중형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개인 소유 기기에서 작동하게 되면, 각자의 경험과 취향을 반영하는 ‘나만의 AI’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는 개인 AI가 일상의 일을 대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자신만의 삶과 창작 방식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더 뛰어난 AI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학습 데이터와 연산 자원, 추론 규모를 키우는 것이라고 켈리는 설명한다. 이른바 스케일링 법칙에 따라 AI 개발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은 소수에 그친다. 반면 인간의 지능은 생물학적 방식으로 분산돼 있다는 점을 들어, 지능이 반드시 중앙에 집중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켈리는 AI 아키텍처와 학습 방식의 혁신으로 같은 능력을 내는 데 필요한 연산량이 약 8개월마다 절반으로 줄고 있다고 쓴다. 무어의 법칙에 따른 하드웨어 발전까지 더하면 능력당 비용은 약 6~7개월마다 절반으로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몇 년 안에 현재 최고 수준의 대형언어모델과 비슷한 모델을 개인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고, 약 10년 뒤에는 개인이 처음부터 모델을 학습하거나 자기 모델을 미세 조정하는 비용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무어의 법칙이 계속된다는 전제에 따른 예상이다.
개인이 AI를 소유하고 통제하면 대기업의 지침이나 선호에 맞춰진 AI 대신 자신의 경험과 영향, 작업물, 존경하는 사람들을 바탕으로 AI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켈리의 구상이다. 그는 개인 AI를 ‘엑소셀프(exoself)’, 즉 자기 자신을 확장하는 AI로 묘사하며, AI를 어떤 자료로 학습시키고 어떤 교사 AI를 선택할지를 익히는 일이 삶의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모두에게 같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들어진 범용 AI와 달리, 개인 AI는 각자의 독특한 방향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켈리는 개인화된 AI가 신뢰 문제를 모두 해결하지는 못하고 새로운 문제도 낳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다만 소수의 AI가 세계를 운영하는 것보다 수많은 개인 AI가 분산된 권한을 갖는 편이 낫다고 본다. 그의 목표는 개인 AI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맡아 사람이 자신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고, 각자가 자신만의 역할을 만들어 가게 하는 것이다. 켈리는 이를 ‘가장 유일무이한 삶’을 향한 구상과 연결한다(Your Most Improbable Life).
켈리가 구상하는 개인 AI에 대한 글은 Quiet, My Exoself에서 볼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하면 이 기사에 내 생각을 남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