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임무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끈 컴퓨터 과학자 마거릿 해밀턴이 90세로 별세했다. 해밀턴의 전 직장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는 그가 9월 30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를 만든 인물로 알려져 있다. MIT는 성명에서 그를 선구자라고 평가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주류가 되기 전부터 해당 분야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1959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MIT에서 일하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서를 이끌었다. 이 부서에서 그는 아폴로 11호의 기내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고 시험하는 엔지니어 팀을 지휘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 쓰였다.
해밀턴은 2019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 아이디어 자체와 이전에 누구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끌렸다. 내가 처음 합류한 프로그래머였고, 그들이 고용한 첫 여성”이라고 말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역사적인 달 착륙 직전, 기내 컴퓨터가 오류가 발생했다는 경보를 울렸다. 컴퓨터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 감지됐고, 복잡한 착륙이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MIT에 따르면 해밀턴과 팀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우선순위 기반 소프트웨어’를 설계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백그라운드 작업을 중단하고 달 착륙에 필요한 작업을 우선 처리했다.
해밀턴과 팀의 작업은 1969년 그가 키만큼 높이 쌓인 출력물 옆에 서 있는 사진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과학과 우주 탐사에 기여한 공로로 해밀턴에게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했다. 당시 오바마는 해밀턴이 “인류를 우주로 보내는 데 힘을 보탠, 알려지지 않은 여성 세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1936년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해밀턴은 1955년 미시간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뒤 얼럼 칼리지로 옮겨 1958년 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남편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이주했고, 처음에는 남편의 법학 학위 취득을 지원하기 위해 MIT에 취직했다.
1970년대부터 해밀턴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을 세웠다. 그중 해밀턴 테크놀로지스는 지금도 매사추세츠주에 있다.
얼럼 칼리지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만, 오랜 생애에 걸친 특별한 업적을 기릴 기회가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그의 개척 정신과 놀라운 유산은 얼럼 칼리지 공동체의 여러 세대에 계속 영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MIT에 따르면 해밀턴은 딸과 사위, 손자 두 명, 증손자 네 명을 두었다.
관련 주제: 아폴로 11호 달 착륙 · 우주 탐사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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