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수학자 안토니오 아우핑거(Antonio Auffinger)는 AI가 증명 생성을 빠르고 쉽게 만들면 수학계의 아이디어 공유 문화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생물학계의 데이터 공개 원칙과 학제 간 협력을 참고해 연구 보상과 공로 인정 방식을 바꾸고, 수학과 다른 과학이 서로 배울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우핑거는 지난 10년 동안 생물학자, 컴퓨터과학자, 물리학자와 대화하며 분야마다 연구 문화와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한다. 특히 생물학은 기술 발전에 따라 분야가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진다. CRISPR, RNA-seq, 극저온 전자현미경 같은 기술은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던 현상을 관찰하고 조작할 수 있게 했으며, 그 과정에서 귀중한 데이터가 만들어졌다. 다만 연구 성과를 완성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다.
그는 수학계의 개방성을 강점으로 꼽는다. 수학자들은 아이디어와 문제, 접근법의 윤곽을 동료나 학회 발표, 공개 포럼,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해 왔다. 미완성 단계에서 논의를 나누면 다른 사람이 놓친 경로를 찾거나 장애물을 짚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함께 수학을 하는 일이 더 즐겁다는 점도 덧붙인다.
하지만 증명 생성이 빠르고 쉽게 이용되는 서비스가 되고 공로를 인정하는 방식은 그대로라면, 특히 경력을 쌓는 중인 수학자들이 아이디어를 감추도록 유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최근 동료들이 arXiv에 더는 논문을 올리지 않겠다고 조언을 구했으며, 기존 연구에 제시된 전략을 다른 사람이 먼저 실행할까 걱정해 수련생들이 서둘러 논문을 온라인에 올리는 모습도 봤다고 전한다. 자신 역시 학생들에게 진행 중인 연구를 공유할 때 더 신중하라고 조언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생물학계에는 이런 유인을 바꾸려는 선례가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기간에 버뮤다 원칙은 유전자 서열 데이터의 신속한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포트로더데일 협약은 데이터 생산자에 대한 정당한 공로 인정과 공개의 균형을 모색했으며, 데이터 생산자와 이용자뿐 아니라 연구비 지원 기관에도 책임을 부여했다. 아우핑거는 이 사례가 공동체의 개입으로 기존 관행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본다.
그는 수학계에 어떤 방식이 적합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연구 보상과 공로 인정 방식을 바꾸고 새 도구에 대한 폭넓은 접근을 보장해 개방성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경력을 쌓는 연구자들이 공유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선임 수학자들은 수련생과 AI의 윤리적 사용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수학에서 AI를 쓰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아우핑거는 AI 도구가 수학자들이 발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새로운 질문과 현상을 탐구하게 할 것이라고 본다.
그가 생물학 동료들에게서 얻은 또 다른 교훈은 생물학의 여러 질문에 새로운 수학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응용과학이 만드는 복잡하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를 이해하려면 새 방법과 이론이 필요하다. 수학과 생물학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왔다. 위상수학과 매듭이론은 효소가 DNA를 풀고 재배열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틀을 제공했고, 집단유전학의 문제는 측도값 확산을 포함한 새로운 무한차원 확률 과정의 발전에 동기를 줬다. 오늘날 기하학과 확률은 생물학자들이 단일 세포 데이터의 차원을 줄이고 분석하는 t-SNE와 UMAP 같은 방법의 토대가 된다.
아우핑거는 수학자들이 생물학이나 응용과학으로 진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수학 자체를 추구하는 일은 학문의 기반으로 계속 남아야 한다. 다만 AI가 연구 환경을 바꾸는 만큼 다른 분야를 살피면 새 질문과 현상, 수학을 발견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기계가 증명을 더 많이 만들더라도 수학의 목적은 질문을 던지고 이해하는 데 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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