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공개된 법원 문건에 따르면 메타 직원들은 소셜미디어 비평가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를 학계에서 신뢰받지 못하게 할 방안을 논의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를 메타 앱이 부추긴다는 주장을 누그러뜨리려는 계획이었다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사회심리학자인 하이트는 베스트셀러 《불안 세대》를 썼으며, 빅테크와 스마트폰·소셜미디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판해 온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올해 초 메타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역사적인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에서 패소하자, 하이트는 “역사는 그들을 담배 업계만큼 가혹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썼다.

지난 금요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공개된 문건에는 메타가 하이트의 활동을 약화하려 얼마나 나아가려 했는지가 담겼다. 문건 가운데 하나에는 2023년 3월 ‘웰빙’을 주제로 열린 메타 회의의 메모가 포함됐다. 메모를 작성한 익명의 직원은 ‘커티스’라는 임원이 하이트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적었다. 이 이름은 메타의 연구 책임자 커티스 콥(Curtiss Cobb)을 가리킬 가능성이 있다.

직원은 커티스가 기자들을 설득해 하이트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하려면 “언론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메타 직원들은 ‘젤먼(Gellman)’이라고 불린 언론계 인사에게 연락해 하이트를 공격하는 글을 써 달라고 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젤먼이 누구인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회의 메모에는 “학자들을 하이트에게서 돌아서게” 하려는 ‘속삭임 전략’의 실현 가능성과 “하이트를 반박하는 일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검토한 내용이 있었다.

하이트는 뉴욕포스트에 메타의 행동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심지어 회사 내부에서도 막으려는 듯한 회사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폭로는 메타가 과학적 절차와 과학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얼마나 나아가려 했는지다.”

하이트는 화요일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이트는 이어 동료 연구자들을 자신에게서 돌아서게 하려는 ‘속삭임 전략’을 논의했고 다른 연구자들을 “분노하게” 할 방법도 구상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조작이 자신의 글에 대응하는 전략의 핵심이었다면, 메타가 자신의 연구를 반박할 방법이 없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메타는 뉴욕포스트의 논평 요청에 즉시 답하지 않았다.

메타가 실제로 계획을 실행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메타가 이익을 늘리기 위해 아이들을 겨냥한다고 비판해 온 온라인 감시단체 페어플레이(Fairplay)는 이번 폭로에 분노를 표했다.

페어플레이의 조시 골린(Josh Golin)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 내부 문건은 메타가 젊은이들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고 덜 중독적으로 만드는 것보다 회사 평판 관리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고 말했다.

골린은 이어 “조너선 하이트의 근거에 기반한 비판의 내용에 대응하는 대신, 메타는 베스트셀러를 통해 부모들의 움직임을 결집한 학자를 불신하게 만들 비밀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공개된 문건 묶음에는 2023년 3월의 이메일도 포함됐다. 한 메타 직원은 회사 법무팀이 ‘청소년의 사회·정서적 동향’에 관한 연구 계획을 “막거나 재설계하려 한다”고 불평했다.

또 메타의 전 글로벌 업무 책임자 닉 클레그(Nick Clegg)는 2022년 12월 다른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에서 청소년 웰빙에 관한 발표를 할 경우 앱 설계와 관련해 회사가 피하고 싶었던 주제로 질문을 받을 수 있다고 썼다.

문건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복잡한 연방 다지역 소송 절차에서 나왔다. 이 절차는 소셜미디어 중독과 온라인 피해에 대해 비슷한 주장을 제기한 수천 건의 소송을 몇 건의 ‘대표’ 사건으로 좁혀 법적 쟁점을 판단하려는 것이다.

학군 연합은 메타가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판사가 사건을 맡고 있다.

원고 측이 메타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 특권을 남용해 회사 기록 수천 건을 공개하지 않거나 가렸다고 비판한 뒤에야 문건이 공개됐다.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결국 은퇴한 미국 판사 수전 시걸(Suzanne Segal)을 독립적인 ‘특별 심사관’으로 임명하라고 명령했다. 시걸은 약 17만 건의 문건을 메타가 분류한 기준을 검토하고, 어떤 문건을 정당하게 비공개했는지 판단하게 됐다.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인스타그램의 Teen Accounts 출시를 기념해 메타가 직원들에게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 특권’ 문구가 적힌 모자를 만들어 준 사실도 비판했다.

판사는 10월 9일 심리에서 “직원들이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 특권에 푹 빠져 모자까지 만들게 한 회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