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news.mit.edu
원문 캡처 · news.mit.edu

MIT 교수 셰리 터클은 신간 《Artificial Intimacy: Who We Become When We Talk to Machines》에서 챗봇이 인간의 발달과 사회적 연결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터클은 챗봇이 공감을 흉내 내고 늘 사용자의 말에 동의하는 특성이 사람들을 현실의 관계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터클은 챗봇을 대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화에서 다음에 올 법한 문장을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설명한다. 터클의 표현에 따르면 챗봇은 공감을 가장할 뿐, 실제 감정이나 사용자를 걱정하는 마음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기계의 반응을 공감으로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에게 기대하는 공감이 부족하다고 느껴 인간관계를 피할 수 있다고 터클은 말한다.

책에는 터클이 연구 과정에서 인터뷰한 사례가 담겼다. ‘브라이언’이라는 가명으로 소개된 중년 금융 컨설턴트는 감정적으로 거리를 둔다는 이유로 연인과 헤어진 뒤, 챗봇에게 상대의 지적이 맞는지 물었다. 터클은 감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기계에 친밀감에 관한 판단을 맡기는 상황을 문제로 든다.

어린이와 성인의 관계 변화

터클은 어린이가 사람과 기기의 차이를 구분하는 과정에도 챗봇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책에는 조부모와 ChatGPT에 같은 휴대전화로 말을 거는 8세 어린이와, 잠자리 동화를 들려주는 챗봇을 딸이 “전화기 안의 사람”으로 여긴다고 말한 대학원생 어머니의 사례가 나온다. 터클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상상력과 내적 자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며, 거짓말을 하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기기에서 신뢰를 배울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성인도 이혼이나 소원해진 관계를 겪을 때, 진학 조언을 구할 때, 업무를 할 때 챗봇에 의존할 수 있다고 책은 전한다. 터클은 챗봇과의 상호작용이 이어지면 기계가 살아 있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여기거나, 새로운 생각을 하고 현실의 복잡한 관계를 다룰 능력을 덜 기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망한 가족의 챗봇 아바타를 만들어 고인을 계속 곁에 두려는 시도는 애도하는 능력을 약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터클은 사람들이 챗봇을 찾는 이유도 다룬다. 챗봇은 늘 동의하고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반면, 실제 사람은 까다롭고 요구가 많을 수 있다. 터클은 정신건강 서비스가 부족한 미국에서 챗봇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도 언급한다. 연방정부 연구를 인용해 미국인 중 약 절반만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자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챗봇이 그 공백을 메우는 일이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문제로 남긴다.

터클이 제안하는 대응

터클은 어려움과 긴장을 피하는 대신 관계를 맺는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거나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에 대응하는 움직임처럼, 챗봇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어린아이가 챗봇이 든 장난감을 가장 친한 친구로 여기는 상황은 사람의 발달에 중요한 친밀한 관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MIT 뉴스에 따르면 터클은 과학기술과 사회를 연구하는 사회학자이자 임상심리학자다. 《The Second Self》(1984), 《Life on the Screen》(1997), 《Alone Together》(2011), 《Reclaiming Conversation》(2015) 등에서 기술과 심리, 개인의 정체성이 맺는 관계를 다뤘다. 《Artificial Intimacy》는 Little, Brown and Company가 출간했다.

저널리스트 니컬러스 카와 뉴욕대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터클은 대학생과 고등학생, 부모, 교사가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