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캡처 · ptrbry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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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은 노동자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누곤 한다. 사무실에서 지식·서비스·관리·행정 업무를 하는 사람은 화이트칼라, 육체노동이나 숙련 기술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블루칼라로 분류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적어도 내가 일을 시작한 뒤로 화이트칼라로 여겨졌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지식을 다루며, 고급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류가 처음부터 틀렸다면 어떨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줄곧 블루칼라 숙련 기술직이었던 것은 아닐까?

블루칼라 노동자라고 하면 무언가를 만들거나 고치는 사람을 떠올린다. 건설 노동자, 배관공, 목수, 전기 기술자, 광부, 정비 기술자, 창고 노동자 등이 그렇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보통 이들과 자신을 구분해 왔지만, 그럴 이유가 분명하지는 않다. 우리도 무언가를 만들고 고친다. 다만 원자가 아니라 비트 단위로 작업할 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생각보다 덜 숙련됐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개발을 숙련 기술직으로 분류하면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제대로 인정하는 셈이다. 전기 기술자나 목수처럼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숙련되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려면 오랫동안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반드시 정규 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능숙해지려면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잘못된 분류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겪는 현재의 AI 정체성 위기를 어느 정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대체로 기술 변화의 파도를 성공적으로 헤쳐 왔다. 수작업 목수들을 이끌 수 있다면 목공 로봇이 가득한 창고도 관리할 수 있다. 큰 기술 혁신으로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쪽은 대개 화이트칼라 노동자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다른 숙련 기술직 종사자처럼 기술에 뒤처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다른 숙련 기술자들이 해왔듯, 새 기술을 활용해 손으로 하던 일을 어떻게 해낼지 찾아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길었던 밀월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개발자는 회사에서 록스타처럼 대접받았다. 회사는 개발자의 시간과 집중력을 무엇보다 우선해 지켰고, 동료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요구할 수 있었다. 비기술 직군 동료들은 기능을 만드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얼마나 어려운지에 관한 개발자의 말을 모두 믿었다. 하지만 그 밀월은 끝났고, 개발자가 더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 등을 두고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는 베틀이 들어왔을 때 한탄하던 재봉사이고, 전기톱을 걱정하는 벌목꾼이며, 엑셀 때문에 대체될까 불안해하는 회계사다. 하지만 베틀과 스프레드시트와 전기톱을 사용하는 법을 익히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손으로 바느질하고 나무를 베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그렇게 하고 싶어서다. 그 일이 더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아닐 수 있지만, 계속 즐길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