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리브해 상공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로켓이 폭발한 뒤, 항공기 승객과 섬 관광객, 현지 주민이 촬영한 영상이 잔해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쓰였다. 프로퍼블리카가 입수한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와 로열캐리비안 크루즈선, 클럽메드 리조트에서 찍은 영상도 포함됐다.

지난해 스타십 7차 시험 비행이 폭발하자 불타는 잔해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영상이 온라인에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항공기 조종사도 폭발 이후 상황을 촬영했으며, 항공기들은 잔해를 피하려고 급히 경로를 바꿨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프로퍼블리카에 제공한 보고서에는 폭발 직후 화염구가 나타나고 반짝이는 잔해가 쏟아지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촬영 위치를 표시한 지도도 포함돼 있어, 스페이스X가 잔해가 지상으로 떨어진 경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줬다.

보고서에는 “1분 42초 시점에 잔해 구름이 크루즈선 뒤쪽으로 지나가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적혀 있다. 스페이스X는 사고 발생 2주 뒤 이 보고서를 FAA에 제출했다.

연방 규정에 따라 로켓 사고가 발생하면 며칠 안에 사고 경위와 위험 잔해가 떨어진 위치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정보는 상업 우주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이 달과 화성에 도달할 로켓을 개발·시험하는 상황에서, FAA가 혼잡한 항공로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발사 중 FAA는 예방 차원에서 공역을 폐쇄한다. 대형 우주선 시험 비행이 실패한 뒤에도 FAA는 신속히 항공 구역을 통제해야 했다.

지난해 스타십 7차와 8차 비행은 공중에서 분해돼 카리브해 상공의 항공 교통 구역에 잔해를 흩뿌렸다. FAA는 9차 비행에 앞서 발사 전 폐쇄하는 공역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

FAA는 스페이스X가 제공한 정보와 미국 우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군 조직인 우주군의 모델링을 이용해 잔해가 떨어질 위치를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발사 중 항공기 통행을 막는 비행금지구역과 사고 뒤 폐쇄하는 이른바 잔해 대응 구역을 정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항공우주공학 교수 모리바 자는 발사 전 비행금지구역을 거의 두 배로 늘린 조치가 “이전 안전 여유가 단지 운이 나빴던 게 아니라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만 타당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FAA는 로켓 발사가 항공기 안전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프로퍼블리카가 스타십 7차 비행 폭발 직후 21대의 항공기가 FAA가 지정한 비상 비행금지구역을 벗어나거나 피하려고 갑자기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뒤 나온 조치다. 이런 운항 차질은 더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 스페이스X는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스타십을 연간 최대 76회 발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AA는 정보자유법에 따라 공개를 요청받은 스타십 7·8·9차 비행 보고서를 프로퍼블리카에 제공했다. 세 비행은 모두 사고를 겪었다. FAA는 기업의 기밀 영업정보를 보호하는 법 조항 등을 근거로 세 보고서의 대부분을 가렸다. 비공개 처리에는 스페이스X의 이의 제기도 일부 반영됐다. FAA는 회사가 독점 정보라고 판단한 내용의 공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FAA는 세 차례 로켓 사고 당시 잔해가 어디에 떨어졌는지에 대한 스페이스X의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항공기가 잔해에 얼마나 가까이 접근했는지 FAA나 회사가 파악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자 교수는 “잔해 추정치의 근거를 공개하지 않으면 스페이스X와 FAA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그 패턴이 개선되는지 되풀이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규제기관이 이미 안전 여유를 한 차례 수정한 만큼, 대중은 기존 기준과 새 기준의 근거가 된 데이터를 볼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보고서 내용만으로는 7차 비행 폭발 잔해가 스페이스X와 FAA가 예상한 위치에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디즈니와 클럽메드 이용객의 영상이 언급된 점은 스페이스X가 영상 없이 잔해 낙하 지점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 교수는 “자체 추적이 잔해 구름 단계까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대중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쓰였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퍼블리카가 입수한 스페이스X 보고서 일부. 회사는 디즈니 크루즈선 인근에서 촬영한 영상을 포함한 공개 영상을 스타십 7차 비행 잔해 추적에 활용했다. 원문 문서에는 비공개 처리된 부분이 있다.

스페이스X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회사는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각 시험이 스타십의 신뢰성을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X에서 “스페이스X는 발사와 재진입 과정에서 공역을 책임 있게 사용하고, 지상·해상·공중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 안전을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FAA와 디즈니, 로열캐리비안, 클럽메드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 항공우주공학 교수 론 매들러는 영상이 스페이스X의 “분해 모델을 확인하거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하마 인근에 잔해를 떨어뜨린 8차 비행의 사고 보고서에는 폭발이 발생하기 전 스페이스X가 “스타십 임무 전체”에 필요한 로켓 엔진 시험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시험대’를 갖추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페이지 나머지 부분은 가려져 있어 회사가 발사 전에 엔진을 완전히 시험할 다른 방법을 찾았는지는 보고서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7차와 8차 비행에는 같은 모델이 사용됐으며, 두 비행 모두 엔진 관련 고장으로 끝났다.

시험대에 관한 문장 주변도 비공개 처리됐다. 자 교수는 이 내용이 “엔진의 실제 비행 거동 일부를 지상에서가 아니라 비행 중 처음으로 검증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 항공우주공학 교수 존 크라시디스는 완전한 기능을 갖춘 시험대를 마련하기 전에 발사한 것은 “비용 절감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로켓 개발에서 문제를 먼저 일으킨 뒤 고치는 기존 방식과 시뮬레이션·지상 시험으로 문제를 미리 막는 새로운 방식을 모두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식 방식을 지나치게 쓰면 사고와 비용 초과가 너무 많아질 수 있다”며 “새로운 방식을 지나치게 쓰면 작업을 끝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유연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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