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기술기업 얀덱스(Yandex)의 데이터센터를 공격한 뒤 친크렘린 봇 활동이 줄었다는 주장이 확산했지만, BBC Verify가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 공격은 얀덱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웹사이트에 차질을 줬지만, 러시아의 영향력 공작이 감소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10월 8일 이후 얀덱스 데이터센터 5곳 가운데 3곳을 공격했다. 얀덱스는 두 번째 공격이 발생한 목요일 서비스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격 뒤 봇 활동이 크게 줄었다는 게시물과 함께 미국 MAGA 운동이나 독일 극우 정당 AfD를 지지하는 계정의 활동도 감소했다는 주장이 퍼졌다.
이 주장은 기술기업 Cloudflare의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Cloudflare 자료는 자사 네트워크에 호스팅된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화된 인터넷 요청을 집계하며, 검색엔진에 웹사이트를 노출하기 위해 페이지를 수집하는 봇도 포함한다. Cloudflare는 수치 감소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봇 활동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체코 출신 유럽의회 의원 토마시 즈데호프스키(Tomáš Zdechovský)는 얀덱스 데이터센터 공격 뒤 AfD 관련 온라인 활동이 급감했다는 글을 X에 올렸다. 이 게시물은 400만 회 넘게 조회됐다. 그는 이후 해당 내용을 확정된 사실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게시물은 여전히 X 프로필 상단에 고정돼 있다.
모스크바 연계 영향력 공작을 추적하는 미국 단체 dTeam은 BBC Verify에 알려진 러시아 계정이나 봇 집단의 트래픽이 어떤 플랫폼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체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친크렘린 공작과 연계된 Storm-1516과 Matryoshka는 화요일에도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했다. BBC Verify는 앞서 이들 조직을 보도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증오와 분열, 도발이 줄었다’는 발언이 봇 활동 감소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분위기를 가리킨다고 BBC Verify에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여러 이용자로부터 도발적이고 혐오적인 댓글이 줄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독립 인터넷 분석가 미하일 클리마레프(Mikhail Klimarev)는 BBC 러시아어 서비스에 Cloudflare가 웹사이트 방문자가 봇인지 실제 사람인지는 파악할 수 있지만, 봇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얀덱스가 검색엔진용 웹사이트 색인을 만들기 위해 봇으로 인터넷 전체를 사실상 하루 한 번 수집한다며, 컴퓨팅 자원이 크게 훼손된 뒤 이 기능을 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얀덱스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대규모 소셜미디어 조작과 스팸 등 부적절한 활동은 이용 규칙에 어긋나며, 이를 위반한 계정은 차단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공격이 러시아의 영향력 공작에 영향을 줬다는 증거는 없지만, 인터넷 서비스에는 차질이 생겼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Netblocks의 연구 책임자 이식 마터(Isik Mater)는 우크라이나 공격과 관련한 장애가 전 세계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며, 얀덱스에 의존하는 웹사이트는 일부 또는 전부 이용할 수 없을 수 있다고 BBC Verify에 말했다. 그는 공격 뒤 얀덱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플랫폼에 뚜렷한 영향이 나타났고, 넓은 지역의 서비스 중단은 짧은 장애가 아니라 기반시설 차원의 중대한 사고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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