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많은 창작자처럼 나도 Adobe와 좋은 관계를 맺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관계는 무너졌다. 뭔가 잘못됐다는 첫 신호는 회사가 Mac의 디자인 관례를 사실상 무시해 소프트웨어를 쓰기 어렵게 만들었을 때였다. (Mac OS X Lion에서 전체 화면 앱을 지원하기만 하면 됐잖아!) 이후 구독 요금제를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만들었고, 계속 가격을 올렸다. 그러더니 매년 수백 개의 라이선스를 구매할 수 있는 고객만 신경 쓰는 듯한 방식으로 상품 구성을 바꿨다.

게다가 Adobe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용자가 향하는 방향을 따라오지 못했다. 상당수 파워 유저가 Linux로 옮겨가고 있는데도 Adobe는 이들을 사실상 외면했다. 한편 AI는 소프트웨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의를 바꿨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어떤 프로그래머가 바이브 코딩 환경에서 클린룸 기법을 이용해 Creative Cloud 제품군을 다시 만들었다는 소식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파워 유저를 불만스럽게 한 여러 문제, 즉 최종 사용자 의견에 대한 무반응, 높은 비용, 원하는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상장 기업인 Adobe는 주식시장의 요구에 종종 얽매였고, 그 결과 많은 창작자가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AI 기능을 여럿 내놓았다.

그래서 ArtCraft는 Adobe의 주요 앱을 하나씩 새로 만들어 일종의 로빈 후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프로젝트 커뮤니티가 어떤지 보려고 Discord 채널에 들어갔을 때, 처음 본 장면이 아이콘이 퍼리를 나타내는지를 두고 두 사람이 논쟁하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Discord, 변하지 마라.

앱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무엇을 본뜬 것인지는 알 수 있다. 하나는 Photoshop을 대신하는 앱이고, 다른 하나는 Premiere Pro를 본뜬 앱이다. Acrobat과 InDesign을 연상시키는 앱도 있다.

앱이 제대로 작동할까?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AppImage로 실행해 보니 Rust로 작성한 앱들은 빠르고 비교적 용량도 작았다. 수백 메가바이트가 아니라 수십 메가바이트만 사용했다. 외장 GPU도 바로 인식했다. 몇 분 만에 이미지 편집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세한 기능은 매끄럽지 않았다. 색상 선택기와 보조 메뉴 상자는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었다. DesignCraft는 다운로드한 지 몇 분 전에 공개된 업데이트를 설치하고 나서야 내 글꼴을 인식했다. PhotoCraft에서는 16진수 코드로 색상을 지정할 수 있었지만, DesignCraft에서는 같은 방법을 쓸 수 없었다.

그래도 익숙한 도구였다. 이 앱으로 진을 만들거나, Creative Cloud 구독 없이는 열 수 없는 오래된 파일에 접근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오픈소스 바이브 코딩 창작 도구 모음은 응원할 만할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AI를 싫어하더라도 이런 프로젝트를 응원할 만한 이유는 있다. Adobe를 둘러싼 윤리적·경제적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불편을 겪은 최종 사용자가 있었고, 이 프로젝트에는 그런 문제에 맞서는 로빈 후드 같은 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AI 쓰레기로 AI 쓰레기와 싸우는’ 셈이다. 이 도구를 직접 쓰지 않더라도, 프로젝트가 찾아낸 기법은 결국 실제 장인정신에 기반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영감을 줄 수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Linux에서 디자인 작업을 가능하게 하려는 다른 앱들도 등장했다. 이 오픈소스 도구가 그런 프로젝트의 지름길을 열었을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보자. 처음 만져봤을 때는 글꼴 목록이 표시되지 않았다. DesignCraft의 GitHub 페이지에서 방금 공개된 새 버전을 내려받았더니, 곧바로 내 글꼴을 모두 지원했다.

여기서 ‘craft’라는 이름을 잠시 짚고 넘어가자. 이 프로젝트는 멋지고 흥미롭지만, ‘craft’를 이름에 넣은 건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Craft는 코드에 많은 정성을 들였고 전문가가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이 도구를 실제로 쓰는 예술가와 창작자에게는 해당할 수 있지만, 바이브 코더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잘 나타내는 말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비판자들이 꼬투리 잡을 소재를 굳이 줄 필요는 없다.

비판자들이 지적할 법한 또 다른 문제는 이런 도구에 내재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이다. Rust를 언어로 선택한 점은 안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 사용자가 코드를 들여다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AI 코딩 기법은 오픈소스와 우리의 관계를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다. 최근 AI 기반 Asahi Linux 포크가 그 사례다. 실제로 이런 변화는 Adobe 같은 기업이 오픈소스와 바이브 코딩을 바라보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법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사안에는 제대로 된 변호사의 의견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제작자 Brandon Thomas가 포럼과 ArtCraft 웹사이트에서 사용한 표현에는 기술 반항의 상징인 Napster의 정신이 담겨 있다. 다만 Napster는 2026년에는 그다지 반항적이지 않다. Napster는 불법이었지만 모든 것을 바꿨다. AI가 문화적 논의에서 차지할 자리는 ‘지금까지 본 것 중 최악의 간판을 만드는 모두’라는 식의 이야기보다 그쪽에 가까워야 한다.

ArtCraft의 이 대담한 해체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Napster 때도 그랬다.

눈여겨볼 링크

Ellison 가문이 Warner Bros. Discovery를 소유하게 된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점도 있다. 애니메이션을 싫어하는 괴물 David Zaslav가 더는 그 회사를 이끌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치 후보가 유명한 《I Think You Should Leave》 스케치를 매우 효과적인 정치 광고로 바꿨다는 점은 내가 살고 싶은 세상에 가까운 모습이다.

요즘 한 가지 기능만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많이 보내주고 있다. 이번에는 iPod 테마 음악 게임을 소개한다. 한번 해볼 만하다.

흥미롭게 읽었다면 친구에게 공유해 달라! 참고로 PhotoCraft는 아직 애니메이션 GIF를 지원하지 않지만, ‘웹용으로 저장’ 레거시 메뉴가 있다. 이 메뉴를 사용해 오늘의 헤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지난 한 달간 Tedium을 후원해 준 Computer Chronicles Revisited에도 다시 감사한다. 훌륭한 프로그램을 기리는 멋진 프로젝트다. 다시 한번 고맙다. 정말 멋진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