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7일

John von Neumann에 관한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PDF 읽기 도구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서 웹 기반 PDF 리더를 직접 만들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미 가장 좋아하는 PDF 리더가 됐다.

  • 빠른 속도, 편안한 메모·북마크·하이라이트 기능, 쉬운 파일 탐색을 모두 갖춘 PDF 리더를 찾지 못했다.
  • 키보드 중심으로 탐색하고 하이라이트할 수 있도록 Vim 또는 Vim에서 영감을 받은 단축키를 여럿 구현했다.1
  • 이 도구는 Maggie Appleton 등이 말하는 ‘홈쿠킹 소프트웨어’의 사례다. 다만 소규모 이용자층을 위한 소프트웨어는 그 이용자에게 세심한 만큼 다른 이용자층이나 비현지 환경에서만 생기는 규제 문제에는 신경을 덜 쓸 수도 있다. 경고 라벨 없이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넣거나, 주방에 개가 있는 채로 요리해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가족 취향에 맞춰 팬케이크를 만들듯 다른 사람의 선호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 수 있다. PDF 리더의 합리적인 기능 중 99%를 무시하고 속도에 집중하거나, 열이 잘 맞지 않고 여러 예외 상황에서 깨질 수 있는 투박한 Vim 단축키를 넣을 수도 있다.2 3
  • 매일 AI를 많이 사용하고 새 도구와 성능을 꼼꼼히 살피는데도, 이 리더가 이렇게 빠르고 쉽게 완성된 점은 놀라웠다. 제작 계기가 된 13쪽짜리 PDF 한 편을 더 편하게 읽는 것만으로도 들인 노력이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4
  • 앞으로도 필요할 때만 조금씩 손볼 생각이다.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음식을 개선하고 싶어 하더라도, 보통은 그 요리를 만들 독립적인 이유가 있을 때 특정 요리에 손을 대는 것과 비슷하다.
  • 이 경험은 스스로에게 약간 실망하게 했다. 지난 1년 동안 PDF 리더와 씨름하면서 직접 만들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면서도 PDF 읽기는 원래 성가시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인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

Zathura를 비롯한 도구도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웹 기반이고, 원하는 다른 기능을 갖췄으며, 내가 알고 있는 도구를 원했다.↩

실제로 개를 키우지는 않는다. 그래도 개와 함께 요리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성능과 기능이 풍부한 정도가 언제나 서로 상충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그렇다. 이는 성능·범용성 간의 절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 사례를 두고 AI가 PDF마다, 또는 PDF의 유형별로 맞춤형 리더를 만들 미래를 보여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 경험을 통해 그런 예측이 훨씬 생생하고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일의 미래

#생성형 AI

#소프트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