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야ндекс 데이터센터 공습 뒤 러시아 정치 봇 활동이 줄었다는 주장이 퍼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자료는 없다. 확인된 트래픽 감소는 웹페이지를 수집·색인하는 크롤러와 검색 요청에 관한 것으로, 소셜미디어의 정치 계정 활동과는 다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르샤바 안보 포럼 개막식에서 우크라이나의 타격으로 야ндекс 데이터센터에 차질이 생긴 뒤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봇이 줄고 혐오와 분열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후 MAGA 계정과 영국 개혁당 지지 계정, 독일 극우 정당 AfD 지지 계정의 활동도 줄었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폴란드의 한 정치학자가 올린 AfD 관련 봇 활동 56% 감소 주장은 수백만 회 조회됐지만 게시물은 삭제됐다.
클라우드플레어의 트래픽 차트에는 야ндекс 서버에서 오는 트래픽 감소가 나타났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를 웹 크롤러와 검색 색인 요청의 중단으로 설명했다. 웹 크롤러는 웹페이지를 탐색해 색인하는 자동화 프로그램이며,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조작 계정과는 다른 의미의 ‘봇’이다.
조지타운대학교 맥코트 공공정책대학원의 르네 디레스타(Renee DiResta) 부교수는 ‘봇’이라는 말이 웹 크롤러와 온라인 트롤을 모두 가리켜 혼란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크롤러 트래픽 감소는 타격의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온라인 트롤은 보통 더 회복력 있는 기반시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허위정보를 추적하는 연구자 단체 Antibot4Navalny는 러시아 국내 이용자를 겨냥한 친크렘린 트롤 활동에서 급격한 감소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 지원 허위정보를 감시하는 Vatnik Soup도 공습으로 러시아 봇 농장이 멈췄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했다. 일부 이용자가 친크렘린 게시물이나 자동화 계정의 감소를 목격했다는 보고는 있지만, 우연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Common Consultancy의 발데마르 오스테드(Valdemar Osted)는 페이스북에서 AfD 정치인 76명과 MAGA 계정 136개의 게시물을 각 계정의 평소 활동과 비교했다. 공습 이후 AfD 계정은 -8%에서 +5%, MAGA 계정은 +4%에서 +10% 범위였으며, 그는 이를 일상적인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Antibot4Navalny는 러시아 허위정보 네트워크 마트료시카(Matroyshka)도 공습 다음 날 활동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이 빠르게 퍼진 배경에는 온라인에서 실제 이용자와 조작 계정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인디애나대학교 미디어 연구자들의 2023년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봇의 비중을 실제보다 높게 추정하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봇의 영향에 더 취약하다고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소셜 봇’의 정의에 합의가 부족해 가짜 프로필, 스팸 계정, 완전 자동화 계정 등이 모두 같은 말로 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모호함은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적 견해의 계정을 봇으로 치부하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디레스타는 조작에 대한 피로감과 적대적 정치 세력이 실제 사람이 아니라는 위안이 공습으로 가짜 계정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고 봤다. 그러나 현재까지 야ндекс 공습이 러시아 정치 봇 활동을 중단시켰다는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참고 자료: Radio Free Europe 보도, 클라우드플레어 트래픽 차트, 인디애나대학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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